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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p to_ Middle East/Lebanon

레바논 (5) 사이다(Saida; Sidon)

 

 

2011/01/10 - [trip to_ Middle East/Syria] - 시리아 (10) 말룰라(Ma'loula)

 

 

 

 

January 11, 2011

 

 

 

 

18일만에 다시 돌아온 베이루트, 레바논.

 

 

 

다시 이스탄불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사실상 중동 여행을 마치기 위해)

 

이 곳에 돌아오니 감회가 새롭다.

 

 

 

 

 

버스 터미널 앞 환전소에서

 

얼마 남지 않은 시리아의 파운드와 요르단의 디나르를 정리하고 길을 나선다.

 

 

falafel 하나 손에 들고 불과 3주 전 걸었던 길을 걷는데

 

벌써 '추억'을 되새긴다는 느낌이 들어 혼자 웃게 된다.

 

 

 

 

오늘의 daytrip은 사이다(Saida; Sidon)로.

  

비행기표는 내일로 예약이 되어 있지만,

 

여행 초반 수르(Sour)를 여행하며 이 곳에 들렀다가 아무 것도 보지 못 한 기억이 나서,

 

레바논에 예정보다 하루 일찍 입국한 것.

 

 

 

 

 

 

중동이라는 터프한 나라에서 자유여행을 처음 시작하며,

 

나에게 사기 치려는 택시와 버스 기사들 사이에서 고생했던 기억-

 

이제는 꽤나 자신만만하게 그들과 흥정하고 현지인과 다르지 않은 요금을 낼 수 있게 된 게 신기하다.

 

 

 

어쨌든 사이다행 버스에 타고,

 

여전히 사람들은 대중교통에서 담배를 뻑뻑 피워대지만

 

개의치 않고 입까지 쩍 벌려가며 잠을 자다보니 목적지에 도착한다.

 

 

 

 

 

 

 

버스는 도시 곳곳에 서기 때문에

 

1번으로 보고 싶었던 해안 성채 바로 앞에 내릴 수 있다.

 

 

 

 

사이다의 해안 성채 (Sidon Sea Castle)

 

 

해안으로 80m쯤 떨어진 섬.

 

13세기 십자군은 이 섬 위에 성을 올렸다.

 

 

이후 몇 차례 전쟁을 겪으며, 그리고 최종적으로 맘루크 왕조에 패하면서

 

성은 부분적으로 파괴되었지만

 

17세기까지 이슬람 세력에 의해 재건(섬에 이르는 도로를 포함)되어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중동 지역을 여행하며 각 도시의 citadel, 십자군과 이슬람군에 의해 지어진 많은 성을 보았지만

 

이 곳만큼 특이한 지형에 위치한 것은 없었다.

 

 

워낙 규모가 작아 웅장한 맛은 느껴지지 않지만,

 

아름답고 낭만적이다.

 

 

 

 

 

 

 

 

 

 

 

 

 

 

 

 

사이다는 

 

작은 어촌에 불과했다가 20세기 들어와 발전하기 시작한 만큼,

 

도시적 느낌을 잘 보여준다.

 

 

 

 

 

 

아담한 성은 한 시간도 안 되어 감상이 끝나고,

 

도시의 다른 구경거리를 찾아 나선다.

 

 

 

 

 

 

이 곳에도 다마스커스처럼 'old city'가 있다.

 

또한 그윽한 느낌.

 

 

 

 

 

 

 

 

 

 

 

저녁거리를 사들고 가는 아이들(?!)

 

 

 

 

애당초 해안 성채 하나만 기대하고 온 곳인 만큼 대단한 볼거리는 없지만

 

도시의 분위기 그 자체를 즐기며, 수크에서 길을 잃어도 계속 걸으며, 그렇게 짧은 daytrip을 마친다.

 

 

 

그리고 이른 시각의 다음 날 비행을 위해 돌아온 베이루트.

 

 

 

 

사실 여행기에도 적었듯이,

 

레바논에 대한 기억-여행의 시작부터 몸과 마음을 지치게 했던 나라-은 썩 좋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그 때 당시 온 도시에서 진동하던 기름 냄새가 느껴지지 않았고,

 

사람들로부터 느끼던 오만 가지 불쾌함도 잊었다.

 

 

너무 아팠던 내가 민감했던 건지,

 

아니면 중동이라는 지역에 이만큼 익숙해진 건지 잘 모르겠다.

 

 

아직 여행은 며칠 더 남았지만, (심지어 여행이 끝나도 내가 돌아갈 곳은 이탈리아라는 타국이지만)

 

레바논과 요르단, 시리아라는 중동 3개국에서 보고 느낀 특별한 것들을 잊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그런데 동시에 전광판의 갤탭 광고를 보며,)

 

 

 

 

 

 

안녕.

 

 

그대들의 인사말처럼,

 

신의 가호가 함께하기를.

 

 

 

 

 

2011년 1월 11일 여행기, 끝.






 

다음 글 - [trip to_ Turkey] - 이스탄불 (1) 아야 소피아(Hagia Sophia), 블루 모스크(Sultan Ahmed Mosq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