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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의 여행(이탈리아를 종단했던)을 마치고 밀라노로 돌아왔을 때, 나는 종강을 단 2주 남겨놓고 있었다.
학사 일정은 1년 전부터 정해져 있었지만, 마치 기말고사의 존재를 몰랐던 것처럼 벼락치기로 공부해야 했다.
우여곡절 시험을 끝내면서 공식적 교환학생 일정은 모두 종료되었다.
하지만 재워주고 먹여주는 기숙사 계약 기간도 남아있는데 한국으로 돌아갈 이유가 없다.
일단 이탈리아 생활 9개월에 아직도 방문하지 못한 피렌체부터 가봐야지.
Road trip 멤버 중 Dany가 함께 하기로 했다.
(그리고 지난 번과 마찬가지의 이유로, 포스팅에 다니의 사진을 상당수 빌려쓰게 되었다. 블로그 주소가 보이지 않는 것이 다니의 사진들)
Maggio 24, 2011
출발!
지하철을 타고,
기차도 타고,
피렌체 도착.
동상 뒤로 보이는 저것은?
피렌체, 하면 떠오르는, 벽돌로 만들어진 돔-
'연인들의 성지'라 불리는 피렌체의 두오모(Duomo di Fireneze).
우리는... 언젠가 각자 연인과 함께 오자고.
Piazza della Repubblica
거리에서, 거리를 수놓는 화가들.
평소의 나라면 그냥 지나쳤겠지만, 미술을 공부하는 다니가 한참을 바라본다.
거울에 대고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다니.
Palazzo Vecchio (Old Palace)
13 - 14세기에 지어진 로마네스크 양식의 이 건물은, 현재 대부분이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으나
상징적으로 시청/시의회의 활동이 이루어지도 한다.
성 앞에 넓은 광장의 이름은 Piazza della Signoria.
이 광장에서 성을 바라보고 오른 편에 Loggia dei Lanzi라 부르는 건물이 있다.
개방된 건물 아래에는 16세기에 만들어진 많은 조각상들이 전시되어있다.
Perseo con la testa di Medusa (Perseus with the head of Medusa)
Il Ratto delle Sabine (The Rape of the Sabine)
Ercole e il Centauro (Hercules and the Centaur)
Patroclo e Menelao (Patroclus and Menelaus)
Il gruppo di Polissena (The group of Polyxena)
그리고 건물 양쪽에서 입구를 지키는 사자.
광장의 또 다른 한 켠을 채우는 바다의 신.
Fontana del Nettuno (Fountain of Neptune)
우린 다시 골목으로.
걷는 중에도 쉬지 않고 서로를 찍어주는 다니와 나.
Basilica di Santa Croce (Basilica of Holy Cross)
프란체스코회의 성당으로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건물이라고 한다.
그런데 다니는 왜 이런 표정을 짓고 있을까?
몸을 벤치에 5cm쯤 걸치고 앉으면 이런 애매한 표정이 나온다.
(분지 지형에 속하는 피렌체 5월 중순에도 불볕더위를 퍼부었다. 그래서 우리는 이 곳에 도착한지 몇 시간 되지 않아 이렇게 지쳐버렸다.)
어쨌든 거울만 보이면,
다음으로 - 산타 크로체 광장에서 곧장 남쪽으로 향해 있는 Ponte alle Grazie.
강 저편, 너무나도 유명한 Ponte Vecchio.
피렌체를 가로지르는 이 강의 이름은 아르노(Arno).
잔잔히 흐르는 아르노 강을 바라보며, 꽤나 오랜 시간을 말없이 돌담에 앉아있는다.
다시 길로,
사람들은 정말로 각기 다른 감성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생각이 든다.
위와 아래의 사진 - 뿐만 아니라 지난 번 여행기에서부터 - 같은 곳을 걷고 같은 것을 보아도 그 대상을 담아내는 느낌은 전혀 달라진다.
지금 우리가 향하는 곳은 보볼리 정원(Giardino di Boboli, Boboli Gardens).
원체 큰 정원이라 입구도 많고 길도 많다.
우리가 들어선 곳은 쾌청한 삼림.
보볼리정원의 꼭대기에 올라가면 낭만적인 피렌체의 스카이라인이 드러난다.
누구나가 쉬어가며 감상에 젖어드는 공간.
정원에서 내려와, 다시 아침에 보았던 거리의 화가들.
아까 전 여행을 시작할 때와 비교하여 거의 완성되어가는 작품들.
그리고 드디어 기다리던
저녁 식사.
식사를 마치고, 푹푹찌는 피렌체에 적응하느라 노곤해진 몸을 침대에 뉘인다.
휴식은 잠깐, 해가 진 후 피렌체가 발산하는 또 다른 매력을 위해 다시 시작.
한결 달라진 피렌체의 거리.
젤라또 하나 사들고,
야경이 너무나 아름다운 Ponte Vecchio(Old Bridge)로.
아쉬운 사진들.
사진을 전문적으로 잘 찍고 싶다는 생각은 별로 해본 적이 없었지만,
이 순간만큼은 - DSLR을 손에 쥐고 1년이 다 되어가도록 셔터스피드와 조리개값에 손을 대지 못하는 스스로가 아쉽다.
연인들의 성지는, 두오모가 아닌 이 곳이 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아니나 다를까...
뻘쭘해진 우리...
"젤라또 먹을래?"
그렇게, 피렌체의 밤은 저물어간다.
2011년 5월 24일- 특별한 날의 기억,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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