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2019년 2월 25일, 감정 "You say that emotions are overrated. But that's bullshit. Emotions are all we've got." - Paolo Sorrentino, (2015) 우리 삶에서 과대평가되고 있는 것은 감정이 아니라 이성(理性)일 것이다. 당연히 감정이 가장 중요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이성적으로 판단할 것을 요구하며, 그것이 정답에 이르는 길이라 착각한다. 감정과 생각은 분리할 수 없다. 어쩌면 정말 우리가 가진 건 감정이 전부일 지도. 더보기 2019년 2월 12일, 폭설 고작 일주일 전에 내렸던 눈이 다시 찾아와, 내게는 충분한 위로가 되었다. 당신에게도 그 영화같은 순간들이 모여 포근한 시간을 선물해 주었으면. 더보기 2019년 2월 6일, 삭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서 실체가 없는 데이터를 클릭 한 번으로 삭제한다'라는 말을 100년 전에 했다면, 지구상에 그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이는 단 한 명도 없었을 것이다. 반면, '기억은 자의적으로 삭제할 수 없다.'라는 문장은 1,000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하더라도, 누구에게나 쉽게 이해되는 문장이었을 것이다. 인간의 아이러니 - 인간이 만든 창조물은 스스로 체감하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데, 창조물로서의 호모 사피엔스는 30만년 전의 우리로부터 크게 진화한 것이 없다. 어쩌면, 그것은 다행일 지 모른다. 마치 인스타그램이나 카카오스토리의 사진이 순식간에 영구적으로 삭제되듯, 미래 인간의 기억이 손쉽게 지워질 수 있다면, 그것은 분명 기술의 축복이자 동시에 비극일 것이다. 어차피 우리.. 더보기 2019년 1월 29일, 공간 공간은 사람의 마음을 반영한다. 누군가의 표현에 의하면, 나의 공간은 '여백의 미가 많고', '취조실 같은' 그런 마음을 반영했다. 채도가 지나치게 낮았던 나의 집에 Chilliwack Tulip 세 송이가 들어섰다. 한 줌 움켜쥐면 상할까 걱정되는 그 생명체가 공간을 뒤흔든다. 공간은, 사람의 마음을 반영한다. 2019년 1월 29일 일기, 끝. 더보기 2019년 1월 22일, 동요 영화평론가 이동진은 김지운 감독의 영화 속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은 '인물의 마음이 흔들리는 순간'이라고 보았다. "마음이 흔들릴 것 같지 않았는데 격렬하게 흔들리는 것을 스스로가 인식하고 당황하는 순간, 그 순간에 김지운 감독은 인간의 모순, 동시에 인간의 아름다움을 함께 발견하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영화에서 그 순간이 중요한게 아닌가 싶은거죠." 흔히 바람으로 형상화되는 마음의 흔들림은 찰나의 순간에 일어난다. 어쩌면 우리의 긴 이야기 속에서 무언가에 매혹되고, 압도되고, 흔들리는 순간은 그토록 짧기 때문에 그 순간이 더욱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일지 모른다. 더보기 Only those who are unscrupulous left alive 역사의 수레바퀴를 누구보다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었던 그 분의 유서는, 그와 어울릴 수 없는 단어로 가득했다. 어리석음과 부끄러움, 책임과 누, 잘못과 징계 그리고 허물. 나는 부끄러움을 알지 못한 덕에 계속 이렇게 살아갈 수 있구나. "다음 생은 저도 더 좋은 사람으로 태어나고 싶어요." 더보기 누나가 허락한 페미니스트 '오빠가 허락한 페미니즘' 이라는 말이 화두다.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최근 몇 년간 메갈리아/워마드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페미니즘이라는 우산 아래 자국남성혐오, 혹은 여성우월주의 운동이 펼쳐져 왔다. 이른바 '미러링'이라는 명분으로, 일베 사이트에서 벌어지는 여성혐오를 남성에게 되돌려준다는 개념이다. 그러자, 당연하게도, 그건 올바른 페미니즘이 아니라는 지적이 있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항하며 자신들이 원하는 방식의 페미니즘 운동을 하겠다는, 즉 "'오빠가 허락한 페미니즘'은 필요 없다"며 비꼬아 말하는 표현이다. 남성혐오와 여성우월의 노선은 '-주의', '-운동'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기 민망한 수준으로, 그들의 생각이나 행동은 비판 또는 반박할 가치조차 가지지 못한다. 나 또한 굳이 시간과 노력을 들여.. 더보기 2017년 9월 10일, 명필름 아트센터 어렸을 때에는 아버지를 따라서 영화를 보러 다녔다. 그 시절에는 대형 멀티플렉스가 없었다. 신문에서 상영시간표를 보고 현장에 찾아가 표를 구매했다. 간혹 전화를 걸어 예매를 하기도 했다. 지금처럼 스마트폰으로 티켓을 보여주고 입장 확인을 한다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 시절 이후 처음으로 독립상영관을 찾았다. 봉준호 감독의 《옥자》를 보기 위해. (영화를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이 그러했다.) 물론 불편했다. 많은 독립상영관들이 인터넷 예매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않았다. 서울 시내 영화관의 스크린과 영사기, 사운드는 점점 커지고, 선명해지고, 입체적으로 진화해가는데, 독립영화관은 그렇지 않은 듯 했다. 그나마 가장 좋은 환경을 찾겠다며, 《옥자》 상영관 중 유일하게 Digital 4K와 Dolby .. 더보기 꼰대, 성 담론, 혐오 발언 그리고 오랜만에 대학 인터넷 커뮤니티에 접속해 보았다. 하루에 글이 다섯 개 쯤 올라오고 있다. 내가 재학생이던 시절에는 하루에도 글이 몇 페이지씩 넘어갔었다. 한 페이지에 20개의 글을 표시하니까, 족히 100개씩은 올라왔었나 보다. 그 땐 나도 하루에 몇 번씩 접속해서 뭐 재미있는 거 놓치지 않았는지 열심히 살피곤 했었다. 게시판은 사적인 고민 상담부터 정치·사회에 관한 내용까지, 다루지 않는 영역이 없었다. 대학 커뮤니티 답게 전공과 진로, 교수님과 학과목에 대한 이야기는 끊이지 않았다. 또한 '공론의 장'으로서 선거철이면 유난히 시끄러운 곳이기도 했다. 대선이나 총선은 물론이고 총학생회 선거 시즌에도 유난스럽긴 마찬가지였다. 시험기간에는 활동을 더 열심히 했던 것 같다. 공부는 하기 싫고, 대놓고 놀기에.. 더보기 2017년 8월 30일, 민감 요즘 들어 부쩍 민감했다. 점점 그렇게 변해가는건지, 아니면 환경 때문에 일시적으로 그런 건지 잘 모르겠다. 후자였으면 좋겠다. 민감하다는 것은 자극에 쉽게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관계 속에서 주고 받는 자극은 종종 폭력성을 내포하는데, 민감한 사람은 이러한 폭력에 취약하다. 우리는 다른 사람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상대방이 무엇을 좋아하는지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곤 한다. 하지만 어쩌면 보다 중요한 관심은 상대방이 무엇을 싫어하는가에 맞춰져야 하지 않을까. 나이가 들수록 이기적으로 변하는 것 같다. 본인이 싫어하는 것에는 예민해지고, 남들이 싫어하는 것에는 둔감해 지는 것이다. 어쩌면 그래서 자식은 부모로부터 독립하게 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민감해지면 관계가 피곤하다. 자연히 관계는 좁아지고 얕아진.. 더보기 이전 1 2 3 4 ··· 1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