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rip to_ Middle East/Lebanon

레바논 (3) 베이루트- Achrafiye, AUB

 

December 22, 2010

 


 

몸살기운에 늦잠을 자고, 다른 도시로의 일정을 포기한다. 대신 베이루트 시내 곳곳을 조금 더 둘러보기로.


첫 발걸음은 Achrafiye라는 지역에서 시작한다.
 

엊그제 들렀던 Gemmayzeh와 함께 베이루트 유흥문화의 중심지로 알려져 있지만, 낮에는 또 다르게 구불구불한 가로수 길이 고요한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곳이다  내전 때 입은 상처가 유난히 많이 보이는 곳이기도 하다.

 

 

 

 

 

 

 

브런치로 하루를 시작,


 

 

 

 

 

(흔치 않게) 영어에 능한 종업원이 추천해준 Panini Plate

 

 

 

 

 

 

 

 

사진에 관심이 많은 종업원과 DSLR을 주제로 수다를 떨다가 다시 길로 나선다.
 

론플이 소개하는 갤러리와 앤틱샵, 극장이 드문드문 보이지만 썩 구미가 당기지 않는다.
 

장소를 이동하기 위해 시내 중심으로 다시 내려오는 길,
 

앞서 말한 전쟁의 포화를 기억하는 건물들이 눈에 띈다.

 

 

 

 

 

 

 

 

그리고, 다시 찾은 Hamra.
 

(현대 자동차가 성업중이다.)

 

 

 

 

 

 

 

이 지역을 다시 찾은 이유는 단 하나,
 

American University of Beirut를 방문하기 위해서다.

 

대학으로서는 드물게 가이드북에 소개가 된 AUB는,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모든 수업을 영어로 진행하는, 중동에서 손꼽히는 일류대학이라고 한다. 나와 비슷한 나이를 가졌을 이 곳 대학생들의 생활이 궁금했고, 중동이라는 특수 지역의 대학이 발산하는 분위기가 궁금했다.


'그저께는 시간대를 잘못 골랐지만, 오늘은 입장에 문제가 없겠지'라고 생각했는데 대학의 보안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철저하다. 모든 교문이 경비대에 의해 통제되는 건 둘째치고, 관광객 출입 절차를 담당하는 Tourist Office가 따로 존재하는 대학은 정말 처음이다.

 
 
 

그리하여(?), Tourist Office에서 문제가 생긴다.

들고 다니기 부담스러운 여권은 호스텔 프런트에 맡기고 나왔는데, 다른 신분증으로는 출입이 불가능하단다.

그래도 다녀오기는 부담스러운 거리라 학생증을 내밀며 우겼더니, 30분 내로 나오라며 들여보내준다.


 

'30분이 지난다고 캠퍼스에서 나를 지명수배하지는 않겠지,' 

라고 생각하며 정문을 통과하면 볼 수 있는 AUB의 첫인상.

 

 

 

 

 

 

 

 

그리고 건물 내부, 과하게 현대적인 학생식당과 카페가 있다.

 

 

 

 

 

 

 

 

본격 캠퍼스 탐방.

 


 

각종 게시물, 그리고 아마도 모금을 위해 행사를 진행하는 학생들.
 

한국의 대학가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건물과 야자수들과 어우러져 있다.
 

아, 이국적이네.

 

 

 

 

 

 

 

수업중인 강의실. (여기서도 눈에 띄는 건 LG의 에어컨 실외기.)

 



 

 

그리고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은,
수많은 남학생들이 로망으로 간직할 법한 바로 그 모습.
 

바다를 배경으로 한 잔디구장.

 

 

 

 

 

 

 

 

 
 

사실 축구라면 월드컵 결승전도 시시해 하는 나라서,

근처의 테니스코트로 자리를 옮겨 잠시 경기를 구경한다.

 

 

 

 

 

 

 


 

 

 


캠퍼스의 낮잠 자는 고양이.

대학 뿐 아니라 이 도시 전체에는 길을 떠도는 고양이가 많다. 

 

 

 

 

 






결국, 대학 건물 외관이 전부 같은 모습을 하고 있어 흥미를 잃어버리고 후문으로 빠져나온다.
 

그러나 내가 다니는 학교보다 두 배는 큰 캠퍼스.
한 바퀴 돌고 나왔을 뿐인데 벌써 해가 뉘엿뉘엿 넘어간다.


 

 

 

 

그리고 그제 놓쳤던 것 또 하나,
바닷가의 석양을 보기 위해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제법 수준이 높은 담벼락의 낙서들.

 

 

 

 

 
 

 

그렇게 도착한,

해 지는 Corniche.

사람들의 여유가 (혹은 여유있는 사람들이) 보이는 곳 


 

 

 

 

 

 

그렇게 숙소로 돌아가는 길,
 

감기로 목이 부어 밥이 넘어갈 것 같지 않다.
 

뜨거운 차 한잔이 간절해, 가는 길 PAUL이라는 카페에 들린다.
 

전 세계에 지점을 두고 있는 프랑스의 Patisserie.



 


 

 

캐러멜 잔뜩 얹은 호두파이와 허브 티, 분위기 좋은 테라스.
 

중동에서 기대치 못한 것이지만
베이루트가 아니면 또 없을 거란 생각에 그저 즐긴다.

 

 

 




그러고 보니,
여행에서의 지출이 예상보다 많아졌다는 사실을 깨닫고도 돈을 아끼지 않고 있다.
반성이 필요한 시점.




 

2010년 12월 22일 여행기, 끝.





다음 글 - [trip to_ Middle East/Lebanon] - 레바논 (4) 수르(Sou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