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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ember 31, 2010
요르단에서 시리아로 이동하는 날.
앞으로 시리아에서의 일정은, 지도에 보이는 서쪽 해안을 따라.
Damascus, Homs, Hamah, Aleppo를 중심으로 이어진다.
시리아 여정이 끝난 뒤,
중동 여행을 처음 시작했던 베이루트로 돌아가 비행기를 탈 예정이다.
그래서 나는 국경을 넘어 이동하는 김에
시리아 최북단에 위치한 도시 Aleppo까지 하루에 올라갔다가
10일의 시간 동안 천천히 도시를 관광하며 내려오는 루트를 선택한다.
이번 이동 역시 세르비스 택시를 이용(15JD).
다마스커스에서 암만으로 왔던 것보다,
똑같은 거리를 반대 방향으로 이동하는 것이 훨씬 비싸다.
아마도 출발지의 물가 차이에서 기인하는 것 같다.
(요르단의 물가는 시리아와 비교할 수 없이 비싸다.)
택시를 동승하는 사람들 중,
영어로 대화할 수 있는 친구들이 한 팀 있다.
터키에서 왔다는데, 다마스커스와 베이루트에 대해 하나도 하는 게 없다.
나보다도 대책 없이 여행하는 이들이 있다니...
나도 여행지에서 만났던 다른 사람들처럼,
관광지와 숙박에 대한 이런 저런 정보를 주게 된다.
그러고보니 어느새 중동 여행의 여정도 반쯤 지났다는 걸 깨닫게 된다.
다마스커스 도착,
(포스팅에 사진이 전혀 없는 이유는, 이제 장거리 이동 중에는 가방 속에서 카메라를 꺼내지 않고 있기 때문)
다마스커스에 도착해서 깨달은 사실이지만,
오늘은 이슬람 국가의 휴일인 금요일.
당장 쓸 돈이 거의 없는데, 환전소들이 문을 닫았다.
그러나, 언제나처럼 오늘도 현지인들은 나에게
"May I help you?"라는 말과 함께 접근한다.
혹시 오늘 문을 연 환전소가 있는지 물어보니,
자기가 해주겠다고.
평범한 직물가게의 주인인데,
환전 수수료 차액으로 부수입도 버는가 보다.
1유로당 58파운드의 오퍼에서 시작되고,
잠시간의 흥정 후에 유로당 61파운드로 소액만 환전한다.
며칠 전 베이루트에서 암만으로 가는 길에 1박을 하며 들렀던 레스토랑을 다시 찾는다.
밥값은 우리나라 맥도날드 가격과 비슷한데,
잘 차려 입은 중년의 신사가 항시 옆에서 대기하다가
말 끝마다 " - sir." 붙여가며 서비스하는 그 곳.
영어를 잘 하는 웨이터가 나를 알아보고 친절하게 안내해준다.
약 5,000원에 즐기는 비프스테이크.
우리나라 80년대의 호텔 연회장 같은 분위기 (?)
저녁 식사를 마치고
기차역으로 이동.
영어를 못하는 택시기사와 또다시 흥정(서로 직접 지폐를 보여주며)이란 걸 하면서
다시 혼자가 되었음을 느낀다.
자다가 눈만 뜨면 목적지가 바뀌던
여행사의 버스가 그립기도.
작은 기차역,
도시간 이동하는 데에도 짐검사가 있다.
꽤나 먼 거리인데 기차표가 1,000원도 하지 않는다.
500원쯤 더 주고 'first class' 표를 산다.
시리아에서의 싼 물가 덕분에 앞으로의 여행이 더욱 풍요로워질 것 같다.
그런데 티켓을 받아들고 보니 이게 뭔가...
매표소의 직원에게 내가 탈 좌석이 어딘고 물어보니,
뒷면에 아라비아 숫자로 적어준다.
허름한 기차.
과연 이 기차가 나를 알레포까지 데려다줄 수 있을 것인가...
옆자리에 앉은 청년들이 "Where are you from?" 이라며 말을 건넨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지갑에서 무언가를 찾아 자랑스레 보여준다.
아마도 국기원에서 발행한 단증.
그 때부터 이 친구들은 나에게
쿠키부터 시작해 견과류 등 각종 주전부리를 권하기 시작한다.
배부르다며 거절해도 막무가내로 나의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다.
고맙게 받아 먹긴 했지만,
중동에서 물 조심하라는 얘기를 많이 들어
그들이 건넨 차는 차마 못 마시고.
알레포에 도착해서 그들은 자신의 전화번호를 건네며,
어려운 일 있으면 연락하란다.
신기할 만큼 과하게 친절한 친구들.
그렇게 나는 새벽 두시가 넘어 알레포의 숙소에 도착.
그러고보니 크리스마스 당일과 이브, 올 해의 마지막 날 등 전부 국경을 넘고 있었다.
내일부터 본격적인 시리아 여행 시작,
2010년 마지막 날 여행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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