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c. stories 썸네일형 리스트형 2017년 3월 21일, 사직의 변 '사직의 변' 같은 건 없었다. 업계 안에서 이직할 생각이 없었던 나는, 나중의 계획을 묻는 수십 명의 사람들에게 대충 얼버무린 대답을 하고 다녔다. "모르겠어요, 나가서 천천히 생각해 보려고요." 이렇게 실없는 말에 따라오는 나름의 충고는 대개 정해져 있었다. "어차피 나가서 할 일 없으면, 확실히 무언가 정할 때까지라도 붙어있지그래?" 나는 듣기 싫었던 그 잔소리에 대항하여 구구절절 이야기를 늘어놓지 않았다. 사실 퇴사의 시점과 관련하여, 나 자신을 설득할 만한 강력한 이유를 가지고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얼마 채우지도 못했던 통장 잔액이 어찌나 빨리 빠지는지 확인할 때면, '그럴 걸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후 별생각 없이 백수 생활을 해왔고, 오늘은 우연히 주로 가는 영화관의 지난 .. 더보기 2017년 3월 7일, 자유 "좀 더 하고싶은 대로 하고 살아요" '잘 알지도 못하면서' 왜 나에 대해 이런 충고를 했을까, 라고 생각했다. 중요한 인연도 아니었다. 언제 있었던 일인지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그런데 불현듯 떠오른 그 이야기가 머리 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맞는 말인 것 같다. 여러가지 이유로 스스로를 일정한 틀 안에 가둬 놓았다는 생각이 든다. 그 사람은 어떻게 그 짧은 시간 안에 나를 그리도 잘 파악했던 걸까. 더 안타까운 사실은, 뭘 좋아해서 어떻게 살고 싶은 건지 아직도 너무나 헷갈린다는 거다. 자아 실현이라든가 직업 선택이라든가 하는 진지한 고민은 제쳐두고서라도, 감흥을 느끼고 취향을 가지는 것과 같은 근본적인 문제에 있어서 역시 나는 너무나 폐쇄적으로 자신을 규정하며 살아온 건 아닐까. 엉뚱한 시점이겠지만.. 더보기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