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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p to_ Middle East/Jordan

요르단 (2) Madaba, Mt Nebo, Wadi Mujib, Karak


 

 



 

December 27, 2010

 

 

 

오늘 일정은 전부 ‘King’s highway’ 라는 이름의 요르단 남-북을 잇는 주요 도로상에서 이루어진다.

 

 


 

 

암만에서 출발하는 버스는 King’s Highway를 이용해 마다바(Madaba)느보산(Mt Nebo), 와디 무집(Wadi Mujib) 그리고 카락(Karak)을 거쳐, 내일 일정을 위해 페트라(Petra)가 있는 와디 무사 (Wadi Musa)에 도착할 예정이다. 경유하는 장소마다 내로라하는 유적들을 자랑하긴 하지만, 감히 말하건대 이러한 이동의 의의는, 그 절반이 페트라에 도착하는 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마다바(Madaba): 지역 주민의 1/3이 기독교인으로, 요르단에서 가장 큰 기독교 공동체 중 하나를 형성하고 있다.

그리고 마다바의 유일한 방문장소, St. George's Church.

교회 그 자체보다는, 교회가 소장하는 모자이크 지도로 유명하다.

 

 

 

 




 모자이크 지도의 실제 크기 모형.

 

 
 

교회 안에 들어가면  크게 소리내어 말 할 수 없기 때문에 모형을 보며 미리 설명한 후에 입장한다.

이 모자이크 지도는 560년에 제작된 것으로, 현존하는 최고(最古)의 팔레스타인 지도이며, 해당 지역에 대한 역사적 통찰력을 보여준다고 한다. 성경 속 이집트로부터 팔레스타인에 이르는 모든 주요 도시들을 표현하고 있으며, 부분적 유실 이전에는 200만개 이상의 조각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실제 지도


 

 

 
 

1884년, 폐허 속에서 새로운 교회를 건설하던 중 이 것을 발견했을 기독교인들의 환희를 상상해보라,고 가이드북은 말하고 있다. 그러나 나에게 그러한 종교적 가치보다는, 지도를 실용적 용도 뿐 아니라 예술적 가치를 지니도록 만들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모자이크를 이용한 지도 뿐 아니라 성화 역시 제작, 전시 되어있다. (물론 동시대의 작품은 아닐 것이다.)

 
 

 
 

 

 

교회에서 짧은 시간을 보내고 느보산(Mt Nebo)으로 이동 

 
 

 

(굳이 그 모자이크 조각을 보기 위해 도시에 들어갔던 건가… 라고 생각하고 있다.)


 

 
 

 황량한 이동로, 그 자체로 볼거리가 된다. 



 

 

느보산 (Mt. Nebo)

모세가 약속의 땅(the Promised Land)을 내려다보았다고 하는 그 산.
또한 그가 120세의 나이로 숨을 거두고, 묻힌 곳이라고도 한다.
 
 

 
 

 나무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광풍이 몰아치고 있었다.
이 미친듯 사나운 바람은 오늘 일정 내 계속되지만, 방문지 분위기와 또 나름 잘 어울려 나쁘지 않다.

 
 

 
청동 기념비 (Bronze Memorial)

이탈리아인에 의해 디자인 되었다고 하는 이 기념비는 예수의 고통과 죽음을 의미하는 십자가, 그리고 '모세가 들어올렸다'고 전해지는 뱀이 함께 형상화 되어있다.
 

 




 

(이제는) 전망대에서 내려다보이는 '약속의 땅'

 
성경에서 말한 것 처럼 젖과 꿀이 흐느지는 않는다.
 
 


 

그 자체로  팔레스타인에 대한 유대 민족의 폭력이었거나, 최소한 그 구실이 되었던 단어. '약속의 땅'.



 

 

이 곳 또한 잘 보존된 모자이크 작품을 소장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 작품들은 교회나 세례당에 전시되지 못 하고, 비오면 무너질 것 같은 텐트 아래 깔려 있지만, 종교 및 역사적 의의을 배제하고 보면 St. George's Church에 전시된 그 것보다도 훨씬 정교하고 아름답게 장식되었다.

 

  

 

 

 


 

 

 이렇게 거칠고 메마른 느보산의 광경에 사로잡혀 있는데, 다시 장소를 이동한다고 한다.

 
 

 





다음 목적지로 이동하나, 라고 생각하는데 가이드가 '모자이크의 이해를 도와줄 마지막 장소가 있다'며 안내한다.

찾아간 곳은, 모자이크를 제작하는 공방(工房).




 
 

직접 돌을 잘라내어, 스케치 위에 붙이는 작업을 보여주고 있다.


 

완성되어가는 작품. 


 

 

 

 


위에서는 공방이라고 썼지만. 좋게 봐 주지 않으면 이 곳은 단지 기념품 상점에 불과하다.

 
 

 

 

각종 엽서부터 시작해서, '무언가 중동적인' 물건은 죄다 가져다 놓고 팔고 있다.

남자들이 시큰둥한 표정으로 어슬렁거리다 상점을 빠져 나올 때,
여자들은 반지 등의 액세서리와 사해 바닷물로 만들었다는 화장품 따위를 들고 나온다.
 

 



다시 출발한 버스가 한창 숲 속의 도로를 따라 달리고 있을 때, 마이크를 잡은 가이드가 느닷없이 잠시만 눈을 감아보라고 한다. 그리고는 카운트 다운을 시작한다.

 
"5, 4, 3, 2, 1. 이제 눈을 뜨고 창 밖을 보세요."
 
 

 

 

여기저기서 터져나오는 탄성. 


 

 

이 곳이 바로 '요르단의 그랜드 캐년'이라 불리는 와디 무집(Wadi Mujib)
 

가슴 뛰게 만드는 장관이다.
 

일전에 뮌헨 포스팅의 마리엔 광장 파트를 쓰며, '기대치 않은 순간 거대한 건축물을 보게 되면, 순간 그 존재에 압도당한다'고 했었다. 그러나 역시 인간이 아무리 훌륭한 건축을 해도 대자연의 스케일과는 비교할 수 없는 건가, 라고 생각한다.



 
 

 이 대자연을 따라 만들어진 도로.

고급 쿠페, 혹은 속도가 주는 쾌감 따위는 모르고 사는 나지만, 이런 도로를 포르셰 컨버터블 위에 앉아 달리면 멋지겠거니 하고 상상해 본다.

 


 

 



깊이가 1km, 넓이가 4km 라는 이 웅대한 자연.
 

그 앞에서 놓치지 않고 사진 속에 나의 모습을 담아내긴 했지만,

 



머리가…

앞에서 말했듯 바람이 매섭게 불고 있었다. 




사진 찍는 시간이 끝나고 다시 승차, 구경할 시간이 아쉽지만 속절없이 그렇게 지나간다.
 
 

 

 

 

 

 


다시 어젯밤 부족했던 잠을 보충하고 있으니 오늘 일정의 마지막 도시, Karak(카락)에 도착한다.
 


카락 성 (Karak Castle)

 


 

1142년 십자군에 의해 세워져, 이슬람과의 전설적인 전쟁터가 되었던 곳. 

 40여년의 짧은 시간 이후 살라딘의 이슬람에 의해 정복 당하고,

1812년 페트라를 발견한 것으로 유명한 Jean Louis Burckhardt라는 이름의 탐험가에 의해 서방 세계에 다시 알려졌다.

 
 

 

 
 

 가이드의 설명에 의하면, 시리아의 그 유명한 '크락 데 슈발리에' 에 비하여 규모나 정교함이 훨씬 뛰어나다고 한다.
내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가이드의 애국심이 조금 지나치게 발현된 것이 아닌가 싶다.

 

 

 
 

이 곳에 불만이 몇 가지 있다면,

Ajloun의 성과는 달리 인공 조명을 설치하지 않아 내부에서 촬영한 사진들은 건질만한 게 없다는 것과
 

성문 바로 앞까지 빼곡히 들어선 음식점, 잡화점 따위로 인해 성을 한 눈에 조망할 포인트가 없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구릉에 위치한 성곽 코 앞까지 버스가 직행하는 동안 내가 자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도 위에서 내려다보는 전망은 언제나처럼 좋다. 

 
 

 







다시 버스에 올라, 내일 아침 페트라의 일정을 시작할 수 있도록 와디 무사(Wadi Musa)까지 이동한다.


짧지 않은 거리, 다시 두 시간을 달려 밤중에 도착한 와디 무사의 호텔, 바로 방을 배정한다. 호텔 레벨이 암만의 그 것에 못 미친다. 일기를 쓰는 이 순간에도 히터는 마치 에어컨 다섯대 쯤 되는 소음을 내고 있지만 방은 따듯해질 기색이 보이지 않는다. 이틀이나 자야 되는데, 조금 걱정 되는걸.





2010년 12월 27일 여행기, 끝.


다음 포스팅은 요르단, 아니 중동의 하이라이트 페트라(Pet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