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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rector's

Fight Club, 1999




이 글은 작품의 줄거리와 결말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스포일러를 원치 않는 분께서는 창을 닫아주세요.




"We are the middle children of history, man. no purpose or place"


Synopsis

Narrator(Edward Norton)는 거대 자동차회사의 리콜 심사관이다. 그는 이유를 알 수 없는 불면증에 시달리며 고생하던 중 우연한 계기로 고환암 환자들이 모여 서로를 위로하는 모임에 참여한다. 얼떨결에 스스로도 환자인 척 하며 다른이들과 함께 눈물을 흘린 그 날, 평소와 달리 불면증 없이 편안하게 잠드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후 그는 각종 질병에 시달리거나 알콜 등에 중독된 이들의 모임에 닥치는대로 참가한다. 편안하게 잠들기 위해 각종 '모임에 중독'된 것이다. 그러던 중 그는 자신이 참여하는 모임들에서 Marla Singer(Helena Bonham Carter)라는 여자를 발견한다. 그녀는 Narrator와 마찬가지로 고통스럽게 죽어가거나 약물에 중독되지 않았으면서 모임에 나오는 '가짜'였다. '영화보다 싸고 커피가 공짜라서' 모임에 참여한다는 그녀를 보며 Narrator는 모임에 집중할 수 없게 되었고, 다시 불면증에 시달린다. 매일 미국 전역의 자동차 사고 지역에 출장을 다니는 그의 불면증은 더욱 심해지고, 그러던 중 비행기에서 Tyler Durden(Brad Pitt)을 만난다.


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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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잘 만든' 영화. 하지만
마초적 영상과 무의미한 대사에 매료되는 팬들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What kind of dining set defines me as a person?"

Narrator는 스스로를 IKEA 가구의 중독자라고 소개한다. 사무가구로부터 소파, 램프, 접시까지 자신의 집을 IKEA의 물건들로 채워간다. 여기서 IKEA라는 다국적기업은 하나의 상징에 불과하다. 그 것은 Narrator가 입는 Calvin Klein 셔츠, 그가 신는 Donna Karan 구두, 그가 매는 Armani 타이와 같은 소비사회의 산물일 뿐이다. 그리고 그는 소비함으로써 스스로를 규정한다. 전형적인 현대인의 모습이다. 소비를 통해 개성을 추구할 수 있다고 믿는다.



"Self-improvement is masturbation"

Tyler를 만난 후 Narrator는 점차 변해간다. 무너져가는 폐가에 살며, 매주 Fight Club에서 다른 이들과 싸우면서, 욕망을 표출한다.
Calvin Klein과 Tommy Hilfiger가 제시하는 기준에 맞추기 위해 헬스장으로 향하는 이들을 한심하게 여긴다. 이제 Narrator에게는 육체마저 소비의 대상이 되는 자본주의의 폐해가 보이기 시작한다.



'Fight Club'

술집 지하에서 신발과 셔츠를 벗은 채로 한 쪽이 포기할 때 까지 싸우는 일이 전부였던 Fight Club. 그들은 변하기 시작한다. 술집을 나와 옥외 전광판에 멋대로 페인트칠을 하고, 야구 배트로 고급 자동차를 부수며, BMW 전시장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는다.

뿐만 아니라 Tyler는 Fight Club을 통해 '군대'를 조직하기 시작한다. 이들은  빌딩에 방화를 하고, 이 사건에 대해 엄중수사 의지를 발표한 경찰국장을 협박해 수사를 포기하도록 만든다. 도심에 설치된 조형물을 이용해 프랜차이즈 커피숍을 파괴한다. 그리고, 신용카드사 빌딩을 파괴함으로써 모든 채무기록을 원점으로 만든다.



'Marla'

Marla는 주인공 이중인격의 매개체다. Fight Club이 만들어지기 전부터 결말까지 주인공과의 관계를 유지한 유일한 인물이며, 주인공의 이상행동에 대하여 욕을 퍼부을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다. Narrator가 스스로 Tyler라는 인물을 만들어냈음을 확인하도록 만들어주기도 했다. Narrator보다는 Tyler와 더욱 가까웠던 Marla는 Narrator가 자신에게서 Tyler를 제거한 후에도 그의 삶 가운데 남는다.




'Tyler Durden'

"In the world I see, you're ..."

영화의 반전이 이야기하듯 Tyler는 Narrator가 만들어낸 하나의 인격에 불과하다. Tyler는 Narrator에게 "내가 보는 세상에서 너는..." 이라며 자신이 상상하는 이상향을 이야기한다.

"폐허가 된 록펠러 센터 주위의 숲에서 사슴을 사냥하고, 평생 입을 한 가지 가죽옷을 입고, Sears Tower를 휘감은 덩굴을 타고 올라간다. 밑에 작게 보이는 사람들은 옥수수를 빻고 있다."

이 것이 주인공이 내놓는 파괴의 종점이며, 작품이 Tyler라는 캐릭터를 빌려 이야기하는 자본주의 경제의 대안인 것이다.



+


물론 영화가 제기하는 문제가 자본주의와 현대라는 거대담론이기 때문에 '대안'이라는걸 내놓는 것은 처음부터 불가능했거나 불필요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런게 있었다면 지금도 공허하게 외치는 중인 일부 대학생들이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조차 없었을 테니까.


하지만, 최종 목적지가 원시사회로의 회귀이고, 그 수단이 폭력과 파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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