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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s god?"
"Well, you know, when you want something really bad, you close your eyes and you wish for it. God's the guy that ignores you."
Synopsis
악몽에 시달리던 한 남자(Lincoln Six Echo)가 눈을 뜬다. 천장과 벽에 설치된 전광판에 문구가 표시 된다. ‘GOOD MORNING, LINCOLN SIX ECHO. ERRATIC REM SLEEP CYCLE DETECTED. PLEASE REPORT TO TRANQUILTY CENTER' 침대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가서 소변을 보는 Lincoln. 이번 전자 문구의 내용은 ‘SODIUM EXCESS DETECTED. ADVISING NUTRITION CONTROL.’ 그가 아침 식사를 위해 식당으로 향해 전자팔찌를 단말기에 스캔하자 그의 ID가 입력된다. 종업원은 식단으로 과일, 보리, 곡물을 선택하도록 하고, 베이컨을 요구하는 그를 "You got a nutrition flag, means no bacon." 라며 거절한다. 식사 후 이어지는 의사의 호출. 불려간 그가 악몽의 내용을 이야기하자 의사는 그의 눈에 마이크로 센서를 주입하고 24시간 동안 시각내용을 판독한다. 철저하게 감시 당하고 통제 당하는 모습, 영화 아일랜드The Island(2005)의 첫 장면들이다.
이 남자는 Lincoln-6-Echo라는 이름을 가진 복제된 인간이며, 다른 수천의 복제인간들과 이러한 통제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 통제사회는 생명복제가 자본주의적으로 이용되면서 생겨났으며 그 전말은 다음과 같다. 한 사업가(Dr. Merrick)가 사람들의 장기 또는 피부의 이식, 불임 문제의 해결을 위해 복제기술을 이용한다. 이 기술의 시작은 의식이 없고 고통, 사랑, 기쁨, 미움 등의 감정을 느낄 수 없는 생명체의 개발이었다. 그러나 수년간의 실험 끝에 의식과 존재경험, 삶이 없는, 복제 식물인간은 조직이 정상적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온다. 그래서 Merrick은 DNA를 이용해 인간 '개체'를 복제해 낼 것을 결정하고, 이렇게 해서 살아있는 사람으로부터 장기를 적출해내거나 임신을 시켜 아기를 생산하는 시스템이 개발된다. 물론 이 것을 공공연하게 외부에 알리고 사업을 진행할 수는 없기 때문에, 그는 버려진 군사시설 벙커를 이용하여 비밀리에 통제사회를 만들어낸다. 그 곳에서 생활하는 복제인간들에게는 거짓 기억을 주입하여, 지구에 생물학적 재앙이 일어나 인류가 멸종하고 있으며 자신들이 마지막 생존자들이라 믿게 만든다. 그리고 the island라는 가상의 장소를 만들어, 그 곳이 지구상에 오염되지 않은 유일한 장소라고 선전한다. 결국 복제 인간들에게 있어 삶의 목적은 the island로 이주하는 것이 된다. 그러나 현실은, 복제인간의 신장이나 간 등의 장기에 대하여 수요가 생기거나 복제인간이 주문한 아기를 출산할 때가 되면 가짜 추첨에 의해 그들을 the island로의 이주 명단으로 발표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여 상품으로서의 복제인간은 기쁜 마음으로 수술실로 옮겨지고, 마취 상태에서 장기를 이식당한 후 약물로 살해된다.
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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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TTER
#1. 복제 인간에 대한 오해와 진실: Unique Qualitative Identity
통제사회로부터 탈출하는데 성공한 Lincoln-6-Echo와 Jordan-2-Delta는 스스로의 목숨을 구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DNA 공여자, 즉 자신을 생산하도록 주문한 이들을 찾아 실상을 알리는 방법을 택한다. 이를 위해 그들의 집에 전화를 건 Jordan. 화상으로 연결된 전화를, 공여자 Sarah Jordan의 아들이 받는다. 엄마를 찾는 질문에 아이는 “She’s sick” 이라고 답하다가 Jordan의 얼굴을 바라보고 “Mommy, is that you?”라며 자신의 엄마로 인식한다. Jordan은 아이의 말에 혼란에 빠진다. 아이는 조던을 보며 엄마를 찾았지만 정작 자신은 병원에 입원했을 그 엄마에게 장기를 이식해줄 상품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주인공이 자신의 정체성에 충격을 느끼는 부분이다. 그러나 인간 복제의 가능성에 대한 반대론자들의 설명과 영화의 내용처럼, 유전자를 개인과 동일하게 볼 수는 없다. 실제로 복제된 개체와 그 공여자의 관계는 일란성 쌍둥이들보다 더 거리가 멀다. 인간이 복제된다고 하더라도 그들은 '고유한 질적 정체성'을 갖는 것이다.
#2. 인간 복제의 문제, 인간의 대상화
Lincoln-6-Echo: “How much did I cost?”
Tom Lincoln: “Five million dollars.”
Lincoln-6-Echo: "Is that a lot?"
Tom Lincoln: "It's a small price to pay to cheat death."
자신의 DNA 공여자를 찾은 Lincoln-6-Echo. 그러나 ‘Tom Lincoln’에게 'Lincoln-6-Echo'라는 인간은 자신이 주문한 5백만 달러짜리 상품일 뿐이다. 이 것은 복제된 인간에 대한 인식 문제와 결부되어 나타난다. 탈출에 막 성공한 Lincoln과 Jordan이 통제사회 시스템의 직원, James McCord를 찾아 자신들의 정체에 대하여 묻자 그는 대답한다. “You’re not like me. I mean, you are not human. I mean, you’re human but just you’re not real. You’re not like a real person like me. You’re clones. You’re copies of people”. 이렇게 복제인간의 인간성조차 인정하지 않는 인식이 존재 가능하며, 이 것은 인간의 대상화를 쉽게 만들어주는 요인이다.
#3. 인간 복제의 문제, 안전
자신의 통제사회에 의문을 품는 최초의 복제 인간 Licoln이 나타나고 결국 벙커를 탈출하는 등 문제가 되자, 센터의 설계자 Merrick은 Lincoln과 같은 세대의 복제인간들이 잠재적 위험성을 지닌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의 결정은 ‘RECALL’ 즉, 링컨과 같은 라인의 복제인간을 전부 죽이라는 명령을 내리기에 이른다. 영화에서의 이러한 모습은 실제로 현실적인 방식으로 인간이 복제된다 하더라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만약 현실 사회에서 인간이 복제되었고, 그들 중 한 명에게서 반사회적 인격장애 현상이 나타났으며 결국 그는 연쇄살인을 저질렀다고 가정해보자. 그가 복제인간임이 알려지면 사람들은 인간 복제의 기술적 문제점을 지적할 것이고, 이 것은 역시 영화에서 ‘제품의 리콜’이라 표현된 것과 같은 극단적 방법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4. 통제 사회
초반부에서 통제사회의 ‘island 이주 추첨’에서 7년동안 당첨되지 못하여 불만을 가진 한 남자가 자신은 운이 없다며 엘리베이터 벽을 주먹으로 친다. 엘리베이터가 섰을 때에는 이미 문 앞에 감시인supervisor이 기다리고 있다. 감시인은 휴대용 단말기를 이용해 남자의 전자팔찌를 스캔한 후, “Gandu-3-Echo, you've been flagged for public disturbance before.”라고 경고한다. 센터 내에서의 감시는 남성과 여성의 친밀도를 통제하기에 이른다. 감시인은 감시로 수집된 정보를 보며 Lincoln에게 말한다. “Your file shows you’ve been interacting regular with Jordan-2-delta”. 이들에게 있어서 감시의 공간은 통제사회 전체이다. 사적 공간이란 없으며, 이러한 감시를 통해 통제가 이루어진다. 센터의 통제 목적은 ‘건강한 복제 인간의 생산’이라 할 수 있다. 앞에서 예로 들었듯 복제 인간의 배설물을 분석하여 정해진 식단을 강제하고, 여가시간에는 요가, 피트니스클럽, 수영장을 이용토록 하며 감시자는 그들의 UVA노출 시간까지 조절한다. 그들의 일과는 어디로 향하는지도 모르는 튜브에 영양분을 주입하는 것이고, 그 튜브는 새로 ‘생산’되고 있는, 아직 의식이 없는 복제인간에게 공급된다. 언제나 센터 내에선 방송이 울린다. “Remember. Be polite, pleasant, and peaceful. A healthy person is a happy person”
#5. 권력
복제, 감시, 통제의 주체는 권력이다. 그렇다면 그 권력은 누구를 말하는가? Umberto Eco의 『철학의 위안』 中.
"권력은 어느 곳에서도 붙잡을 수 없으며, 더 이상 누구도 이러저러한 계획이 어디서 나오는지 알 수 없다. 그러한 계획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러한 계획은 더 이상 의도적인 것이 아니다. 권력은 결코 최고위층의 자의적인 결정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토대에서의 무수히 많은 형태의 미시적 또는 분자적 동의를 먹고 산다”
현대 사회의 주체들은 통제에 의해 권력의 원리를 내면화한다. 주위를 둘러보자. 대다수의 대학생들이 대학에 다니는 4년 동안 하는 일은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이 되기’이다. 그러나 이제는 이렇게 대학의 기업화나 순수학문의 위기를 말하는 것은 그 자체로 식상한 일이 되어버렸다. 현실은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그 것은 그만큼 우리 주체들이 권력의 원리를 내면화했다는 뜻이 된다.
Gilles Deleuze가 말하는 ‘통제를 벗어나는 작은 사건’은 권력이 제시하는 주체로부터 얼굴을 돌리는 것이다. 영화 속에서 통제사회에 안에 갇힌 사람들에게 바깥세상은 생물학적 오염의 공간이고 권력이 제시하는 이상향은 'The Island' 이다. 그러나 끊임없이 생존자를 찾았다며 다른 복제인간이 ‘공급’되는 것을 보며 Lincoln은 의문을 품는다. 그런 그에게 Jordan은 묻는다.
Jordan : It’s good to they find survivors. Why do you question always to good? You only think about the bad"
Linconln: “I just have feeling that something is wrong”
Jordan: “Good things do happen”
우리는 어쩌면 영화 속의 그녀처럼 되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통제사회에 대해 더 이상 의문을 품지 않으며, 이미 권력이 내면화된 상태. 그녀는 다른 모든 이들처럼 아일랜드를 꿈꾼다. 아니, 그녀 존재의 목적 자체가 아일랜드로의 이주가 되어버렸다. 그러나, 아일랜드는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가 꿈꾸는 것은 권력이 만들어낸 허상일 따름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작년 학교 수업시간에 제출한 '복제와 통제의 시대'라는 제목의 레포트 中 영화 인용 부분만 발췌, 약간의 수정을 가해 포스팅했다.
때문에, 문체와 내용이 아무래도 블로그에는 다소 부적합한 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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