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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p to_ Middle East/Syria

시리아 (8) 쿠네이트라(Quneitra), 다마스커스 - 우마야드 모스크, 수크

 

이전 글 - [trip to_ Middle East/Syria] - 시리아 (7) 보스라(Bosra)

 

 

 

 

 

January 8, 2011

 

 

 

 

오늘의 목적지는 쿠네이트라(Quneitra)

 

 

시리아(혹은 아랍 세력)와 이스라엘 사이에 벌어졌던 1967년, 그리고 1973년 전쟁에서

 

양국이 점령과 탈환을 반복한 도시.

 

현재는 폐허가 된 상태로 UN군이 주둔하고 있다.

 

 

 

 

이 도시의 방문은 여러가지 의미에서 특별하다.

 

 

일단 첫째로 지금까지 관광했던 곳들처럼 2000년, 1000년 전의 역사가 아닌

 

40년 전의 역사를 간직하는 장소이기 때문에 그렇고,

 

 

둘째로 시리아 정부의 허가가 없으면 방문할 수 없는-

 

여행 지역 중 가장 위험한 곳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며,

 

 

마지막으로는 그저께 방문했던 10월 전쟁 파노라마에서 간접 경험했던 전쟁의 현장이기 때문에 특별하다.

 

 

 

 

 

 

 

 

 

도시를 방문하기 위해서는 먼저 내무부(Ministry of interior)를 방문,

 

여권을 제출하고 위와 같은 허가증을 받아야 한다.

 

 

물론 아랍의 휴일인 금요일은 관공서가 문을 열지 않는다.

(이전 글에 쓰지는 않았지만, 나는 사실 어제 <7일, 금요일> 이 곳을 방문했다가 발을 되돌려야 했다.)

 

 

 

 

 

이유를 꼬집어 말하기는 어렵지만,

 

꼭 군사독재국가의 특징이 숨어있는 것 같은 도시의 중심.

 

 

 

이제, 떨리는 마음으로 버스에 올라 쿠네이트라로.

 

 

 

 

 

도시에 접근하면 위에 보이는 것과 같이

 

시리아 군과 UN군에 의해 출입 사무 및 안내를 받게 된다.

 

 

 

미리 받아둔 허가증을 보여주고,

 

시리아 경찰 한 명과 동행하여 도시에 진입한다.

 

 

 

 

 

그 시작부터 폭격으로 인해 폐허가 되었음을 알 수 있는 도시.

 

 

 

 

 

지금은 시리아가 정책적으로 사람들의 정착을 막고 있기 때문에

 

도시는 위와 같은 유령 도시의 모습을 하고 있다.

 

 

전쟁 파노라마에서 보여준 것과는 반대로-

 

전쟁의 참혹함, 그리고 이스라엘의 잔악함을 강조함으로써

 

국제사회에서 유리한 시선을 받고자 하는 것 같다.

 

 

 

 

 

 

 

 

도시의 재건을 미루었다고 해서

 

레바논 베이루트와 비슷한 형상을 기대했다면,

 

그 상상 이상을 보여준다.

 

 

지금 보여지는 건물은 골란 종합병원 (Golan Hospital)

 

표지판에는 "Destructed by Zionists and changed it to firing target"이라고 쓰여있다.

 

 

 

 

 

'Israeili'가 아닌 'Zionists'라는 표현을 쓴 것에서

 

아랍과 이스라엘의 전쟁이 그들 당사자에게는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짐작할 수 있으며,

 

 

이 건물의 용도가 병원이라는 것과는 너무나도 모순되는 듯한

 

벽의 총탄 자국에서 그 비극성이 더욱 강렬하게 느껴진다.

 

 

 

 

 

 

 

 

 

 

 

병원 건물을 나와 도시 이 곳 저 곳을 돌아본다.

 

 

 

 

 

 

 

형태를 온전히 유지하고 있는 건물이 몇 남지 않았다.

 

 

 

 

 

 

폭격은 도시를 쑥대밭으로 만들어 버렸다.

 

 

 

 

 

 

 

 

시리아에서 육안으로 볼 수 있는 이스라엘.

 

동행한 시리아 경찰이 '철조망을 넘어가면 지뢰밭'이라고 이야기해 준다.

 

 

시리아에서는 가깝고도 먼 나라 이스라엘.

 

 

 

여담이지만,

 

여행자의 여권에 이스라엘 도장이 찍히는 순간 시리아의 입국은 불가능해진다.

 

 

이러한 현지 사정 때문에 육로로 이동하는 나의 여행 루트가 꼬이기 시작한 것이다.

 

 

 

 

 

 

오직 주인 잃은 양떼만이 멋모르고 돌아다니는 도시

 

 

 

 

 

이 나라는 내가 방문하는 장소와 어울리는 날씨를 어찌도 이렇게 잘 맞춰 나타주는지.

 

 

 

결국 비극적인 모습의 이 도시는

 

시리아와 이스라엘 사이 오랜 대결의 상징이 되었다.

 

 

 

 

 

UN을 위시한 국제 사회에서

 

이스라엘 군이 철수하기 전 고의적으로 엄청난 파괴를 자행했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마치 이러한 끔찍한 현장에 대한 책임, 그리고 잘/잘못이 가려지는 것 같았다.

 

 

 

그러나 1967년의 '6일 전쟁', 73년의 '욤 키푸르 전쟁' 그리고 그 사이에서

 

시리아라는 국가가 단지 피해자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그런데 여기서 종교라는 것이 전쟁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지, 사실은 그 명분에 불과한지는 조금 더 따져봐야 겠지만

 

확실히 이러한 모습들이 내가 그 맹목적인 믿음이라는 것을 혐오하게 만드는 것만큼은 분명한 것 같다.

 

 

 

그리고 이러한 모든 과정을

 

'석유 파동을 가져온 제 4차 중동전쟁'과 같은 지극히 자본주의적이고 외재적인 시각에서 배웠던 나는

 

현대사를 다시 읽어야겠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The show travel must go on,

 

다시 다마스커스로.

 

 

다마스커스에서 가장 유명한 아이스크림 가게라는, Bakdash를 찾았다.

 

 

 

 

 

 

중동에서 처음 맛보는 아이스크림.

 

 

맛은 글쎄,

 

이탈리아에서 매일같이 젤라또를 즐기다보니(...)

 

 

 

 

그리고 하늘이 어둑해지기 시작,

 

내가 찾은 곳은 우마야드 모스크(Umayyad Mosque).

 

 

 

 

 

알레포에서 너무 좋아했던 모스크와 이름이 같다.

 

그래서 두 모스크를 구별하기 위해,

Great Mosque of Damascus/ Great Mosque of Aleppo라는 영문 이름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름만큼이나 건물의 구조와 형태가 알레포의 모스크와 비슷하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그 역사적 가치나 내부 장식의 화려함이 알레포의 그것을 뛰어넘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늘 쿠네이트라와 모스크 방문을 동행한

 

조영누님이 찍어주신 샷(보잘것없는 하반신을 과감히 잘라주며).

 

 

 

 

 

오늘 이 곳 모스크를 방문하며,

 

여러가지 종류의 종교 건물 중 모스크를 가장 좋아하게 될 것 같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알레포와 시리아의 우마야드 모스크는 사람을 매혹한다.

 

 

 

 

알레포에서와는 달리 하렘에 들어오는 데 성공,

 

 

 

 

 

기하학적 무늬의 미흐랍과 민바르가 마음에 든다.

 

 

 

 

오늘은 운이 좋게도

 

종교 의식이 시작되지만 쫓겨나지 않는다.

 

 

외부인이자 관광객으로서,

 

그들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돌아다니지 않고- 조용히 앉아 의식을 구경한다.

 

 

 

 

위에서 보이는 것처럼 메카의 방향을 향해, 벽에 대고 절을 하는 이들은 전부 남자.

 

 

 

 

여자들은 뒤쪽 울타리 넘어 앉아있거나, 같이 절을 한다.

 

 

 

 

 

 

앞서 이 곳의 역사적 가치에 대하여 언급만 살짝 하고 지나갔는데,

 

이 모스크는 원래 세례자 요한의 교회였던 곳이다.

 

 

아랍의 다마스커스 정복 이후 교회 지하에서 세례자 요한의 머리로 추정되는 것이 발견되었는데,

 

기독교와 무슬림 양쪽에서 성인으로 추앙받는 세례자 요한의 머리는

 

이 곳이 교회에서 모스크로 바뀐 이후에도

 

아래와 같은 성소에 보관되어 오고 있다. 

 

 

 

 

 

 

 

 

모스크 외부에서 느끼는 웅대함과는 다른- 내부의 포근한 아름다움.

 

 

그리고 그 찬연한 감상과는 또 다른, 하렘의 경건하면서도 동시에 편안한 느낌의 조화에

 

다시 한 번 매료된다.

 

 

 

 

 

 

 

 

 

 

모스크에서 나와, 오늘도 수크로 발길을 옮긴다.

 

그러나 오늘은 지난 번 방문했던 곳과는 다른 방향, christian quarter라고 이름붙여진 구역으로 향한다.

 

 

 

 

 

 

다마스커스 올드 시티의 다른 곳들보다 조금 더 정돈된 느낌.

 

시장통이라기보다는 줄지은 로드샵에 가깝다.

 

 

 

 

 

 

 

역시 살 건 없어도

 

구경하는 재미가 넘치는 수크.

 

 

 

 

 

 

 

 

그리고 오늘은 여행 중 몇일 안 되는- 동행이 있었던 하루답게,

 

꽤나 괜찮은 레스토랑을 방문.

 

 

 

 

 

 

 

 

그러고보니 이 곳에서 식문화의 사진을 제대로 찍어 올린 적이 거의 없는 것 같다.

 

중동에서 자주 먹게 되는, 'Hummus'의 well-served ver.

 

이렇게 음식 사진을 마지막으로-

 

 

 

 

2011년 1월 8일 여행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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