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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ile 19, 2011
오늘은 시칠리아(Sicilia) 섬에서 나와 다시 칼라브리아(Calabria) 지방을 거슬러 올라가는 장거리 이동이 남아있기 때문에,
한 도시에 머물러 관광하는 일정이 없는 날이다.
그러나 이렇게 힘든 여정을 앞두고 힘을 나게 하는 소식-
며칠 후 생일을 앞둔 혜승이가 미리 밥을 쏘겠다고 한다. 무려 해산물 식단을.
다시 Messina를 향해 올라가는 길, 그제 머물렀던 Taormina 섬에서 식사를 위해 분위기 좋은 식당을 찾았다.
재료를 사서 직접 만들어먹는 셀프 빠니니로 연명하던 우리에게 단비와 같았던 식사.
그렇게 달렸으나 도로 사정이 여의치 않아
원래 오늘의 목적지였던 이탈리아 동남부에는 다다르지 못하고 중간 Cosenza에서 하룻밤을 묵고 가기로.
특이한 분위기의 B&B.
공포영화에 나올법한 음침한 분위기로 인테리어를 꾸며놓은 데다 손님이 우리밖에 없어 더욱 섬뜩한 느낌이다.
Aprile 20, 2011
날이 밝은 후에 보아도 똑같이 꺼림칙한 분위기의 숙소.
덕분에 얼른 길을 나선다.
다시 운전-
이렇게 어렵게 도착한 도시의 이름은 Otranto.
이탈리아 남동부 끝 - 아드리아 해와 이오니아 해가 만나는 지점 - 에 위치한 휴양도시이다.
그리고 우리는 드디어 수영을!
이탈리아 남부는 4월에도 꽤나 여름에 가까운 더운 날씨지만, 바닷물은 아직 차갑다.
(우리 모두의 프라이버시를 위해 수영복 패션은 생략)
한참동안이나 따뜻한 봄날의 해변을 즐기다가 옮긴 도시는 Lecce.
도시 변두리에 차를 세우고 중심지로 향하는데, 분위기가 술렁술렁.
도시의 모든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 양쪽 벽면을 빼곡히 채우고, 경찰이 이를 통제하고 있다.
오늘은 Lecce에서 부활절 축제의 일환으로 퍼레이드가 있는 날.
경찰의 바이크가 먼저 길을 트고,
관악기를 연주하는 사람들이 앞장을 서면
성직자의 복장을 한 무리가 이를 뒤따른다.
그리고 그 뒤에는
예수의 관,
그리고 이어서 성모 마리아
아마도 예수 부활의 과정을 나타내는 행진.
뜻하지 않게 좋은 구경!
복잡한 인파 (그리고 이 축제 때문인지 오늘은 숙소 잡기도 수월치 않다.)
군중이 흩어지고 난 후 다시 시작된 투어-
레체의 두오모 (Duomo di Lecce)
어느 도시나 밤에는 조명으로 역사적 중심지를 밝히며 나름의 고상한 모습을 드러내지만
Lecce의 두오모는 또한 색다른 맛을 보여준다.
전형적으로 쓰이는 주광색에 푸른빛을 번갈아 사용하여- 세련되면서, 동시에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영화에서나 본 듯 낭만적인 - 테라스답게 꾸민 테라스.
한없이 이 도시의 매력에 빠져들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한다.
숙소에 들어가서 씻고 잘 준비를 하다가,
아무래도 이 도시의 밤이 아쉬워 다시 아이들을 부추겨 나온다.
적당히 분위기 좋은 바를 찾아 칵테일 한 잔 하려는 찰나,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진다.
이 머나먼 지방에서 밀라노의 기숙사 친구를 우연히 만난 것. (이 곳 레체는 밀라노로부터 약 1,000km쯤 떨어진 곳이다.)
일전에 베를린 여행을 함께 가기로 했다가 사정상 함께하지 못한 에리온이라는 친군데, 이 곳에서 이렇게 만날 줄이야!
한참을 서로 신기해하다가, 이 신기한 우연을 안주 삼아 이 밤을 홍알홍알...
2011년 4월 20일- 특별한 날의 기억,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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