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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 Milano

Ludovician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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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legio Ludovicianum, 앞으로 10개월간 이 곳 기숙사에 살 예정이다. 걸어서 IRO까지 5분, 학교까지 10분 이내의 거리에 있다. 위치나 침실, 부대 시설 전부 마음에 들지만, 아쉽게도 세 명이 욕실 하나를 공동으로 사용한다. 그 점에 대해 Fabio라는 이름을 가진 기숙사 친구에게 투덜거렸더니, 대신 이 곳은 wi-fi 신호가 잘 잡힌단다. 사실 방에서 인터넷 접속이 불가능한 상황은 상상조차 안 해봤지만, 이탈리아에서는 운이 안 좋으면 그럴 수도 있나보다. Fabio는 나에게, 심지어 화장실에서 용변 중에도 랩탑을 이용해 인터넷을 할 수 있다는 농담 섞인 위로를 하며 웃는다.  불쑥 이 녀석을 한국에 데려가서 가정용 무선 인터넷을 이용 시켜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속도가 입가에 미소를 지워줄 수 있을텐데. 이 곳에서 제공하는 wi-fi는 한국 서버에 접속할 때 특히 더 느리다. 네이트 초기화면은 로그인 후 20초쯤 지나야 업데이트 일촌목록을 볼 수 있다. 




이 곳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80명의 학생 중 외국인은 나 혼자다. 정확히 말해서, 위에서 이야기한 Fabio라는 친구는 영국 국적이고 또 다른 알바니아 국적의 친구가 한 명 있기는 하다. 하지만 그들은 나와 같은 교환학생이 아니라 이탈리아에 오랜동안 거주하고 Cattolica에 재학 중인, 반쯤 이탈리아인이다. 그나마 영어와 이탈리아어 bilingual인 Fabio가 있어 하루중에 가장 많은 대화를 나누고 도움도 많이 받는다. 그리고 자연스레 이 친구와 어울리는 다른 예닐곱 명과도 항상 식사를 함께 하게 되었다. 내가 그들 언어를 아직 잘 이해하지 못하는 걸 알고, 이야기 중에 이따금 한 번씩 되도 않는 영어로 다시 말해주기도 한다. 무척이나 친절하지만, 이야기의 절반 이상은 음담패설이다. 한 번은 이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는 데 Fabio가 없었다. 그들은 나에게 Fabio의 middle name이 vaffanculo라며 꼭 풀네임으로 불러주라고 일러주었다. 확인해 본 결과, 그들이 가르쳐 준 단어의 뜻은 "fcuk you"다. 귀여운 것들.

기숙사에 들어가는 정문은 밤 1시 30분에 자동으로 잠긴다. 따라서 그 이후에 기숙사에 출입하기 위해서는 <Super Badge>라 불리는 카드가 필요하다. Super Badge를 받기 위해서는 기숙사의 Staff들 중 한 명에게 미리 요청해야 하는데, IRO에서 제공한 서류에 의하면 이 카드의 사용이 한 달에 한 번만 가능하단다. Fabio에게 이 것이 정녕 사실인지 물어봤더니 그렇지 않다고 한다. 여기는 북한이 아니라며, 달라고 할 때마다 줄 거라고, 또 웃는다. 나는 안 웃었지만 어쨌든 나이스.


밑으로 침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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