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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losseo, Foro Romano, Foro di Traiano July 07 - August 05, 2011: 로마에서의 2주, 그리고 런던에서의 2주. 2주는 분명 여행자가 한 도시에 머무르기에는 긴 시간이다. 당시 나는, 이전의 여행들에서 그랬던 것처럼 정신없이 이 도시, 저 도시를 쏘다니기에는, 다소 복잡한 심리 상태를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1년 가까이 밀라노에서 지내며, 혹시 내가 유럽에 정착할 수 있을까, 하는 막연한 꿈을 가졌었다. 그러나 결국 여름의 끝에 서울로 돌아가면 이 곳에 다시 올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는 사실을 분명 알고 있었다. 다시 말해, 공상은 그저 공상으로 끝나야 한다는 사실을 직시해야하는 시기였다. 물론 로마와 런던에서 역시 관광을 다녔다. (로마의 한낮 온도는 40˚에 달했음에도 불구하고!) 로마와 런던이라는 위대한 도시를 마주하.. 더보기
Giugno 15, 2011 '우연히' 이라는 표현은 많은 경우에 공연히, 그리고 제 멋대로 쓰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늘은 언제나 시시각각 변해왔는데, 마치 내 마음이 근심스러울 때에만 '때마침' 그런 모습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듯. 내가 만든 필연 또한 스스로 감당하기 힘들어질 때면 그 것이 우연이었다고 믿어버리는 것이다. 더보기
Giugno 8, 2011 어슴푸레 겨울의 여운이 남아있다며 미니홈피에 일기를 끼적인 지 한 달쯤 지났을 때였다. ‘완연한 봄’이 있어야 할 4월 초순의 자리에는 느닷없이 무더위가 들어와 앉아있었다. 밀라노의 기온은 갑작스레 32도를 넘겼고, 그럼으로써 이 도시는 그 여름의 맛을 미리 보여준 셈이다. 그리고 또 두 달이 지난 6월, 지금은 열흘이 넘도록 비가 내리고 있다. 하루 중에도 맑고 흐린 날씨를 되풀이하지만, 덕분에 더위는 저만치 물러갔다. 나는 이미 한 달 전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모두 끝마쳤고, 친구의 이야기를 빌리자면, 이후 나는 은퇴한 갑부나 할 만한 생활을 하고 있다. 학기 중에 바빴다거나, 혹은 게을렀다거나 하는 이유로 방문하지 못 한 도시의 이 곳 저 곳을 구경하고, 남는 시간에는 밀린 여행기를 쓰고, 그리고 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