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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mpolitics

누나가 허락한 페미니스트 '오빠가 허락한 페미니즘' 이라는 말이 화두다.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최근 몇 년간 메갈리아/워마드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페미니즘이라는 우산 아래 자국남성혐오, 혹은 여성우월주의 운동이 펼쳐져 왔다. 이른바 '미러링'이라는 명분으로, 일베 사이트에서 벌어지는 여성혐오를 남성에게 되돌려준다는 개념이다. 그러자, 당연하게도, 그건 올바른 페미니즘이 아니라는 지적이 있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항하며 자신들이 원하는 방식의 페미니즘 운동을 하겠다는, 즉 "'오빠가 허락한 페미니즘'은 필요 없다"며 비꼬아 말하는 표현이다. 남성혐오와 여성우월의 노선은 '-주의', '-운동'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기 민망한 수준으로, 그들의 생각이나 행동은 비판 또는 반박할 가치조차 가지지 못한다. 나 또한 굳이 시간과 노력을 들여.. 더보기
꼰대, 성 담론, 혐오 발언 그리고 오랜만에 대학 인터넷 커뮤니티에 접속해 보았다. 하루에 글이 다섯 개 쯤 올라오고 있다. 내가 재학생이던 시절에는 하루에도 글이 몇 페이지씩 넘어갔었다. 한 페이지에 20개의 글을 표시하니까, 족히 100개씩은 올라왔었나 보다. 그 땐 나도 하루에 몇 번씩 접속해서 뭐 재미있는 거 놓치지 않았는지 열심히 살피곤 했었다. 게시판은 사적인 고민 상담부터 정치·사회에 관한 내용까지, 다루지 않는 영역이 없었다. 대학 커뮤니티 답게 전공과 진로, 교수님과 학과목에 대한 이야기는 끊이지 않았다. 또한 '공론의 장'으로서 선거철이면 유난히 시끄러운 곳이기도 했다. 대선이나 총선은 물론이고 총학생회 선거 시즌에도 유난스럽긴 마찬가지였다. 시험기간에는 활동을 더 열심히 했던 것 같다. 공부는 하기 싫고, 대놓고 놀기에.. 더보기
전략투표와 소신투표 내일 있을 대선 투표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 사이를 갈팡질팡하는 유권자들이 꽤 존재하는 모양이다. 문 후보 캠프에서는 사표론을 내세워 전략적 투표를 주장하고, 심 후보 캠프에서는 미래를 위한 소신투표를 제안한다. 정의당, 우상호 '정의당 지지 다음에' 발언에 "오만한 행태"   출처: YouTube당연하지만, 이는 전혀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대선과 지방선거, 총선의 지역구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주로 중도와 진보 세력 사이에서 불거지는 문제이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1997년에 있었던 제15대 대통령 선거를 예로 들어볼 수 있다. 신한국당 이회창 후보와 국민신당 이인제 후보 사이에서 이러한 다툼이 있었다. 다자대결로 치르는 이번 대선에서 자유한국.. 더보기
당신의 선택이 차악(次惡)에 머무르는 이유 얼마 전 지인을 만나 이런저런 근황을 이야기하다, 주제가 정치 이야기로 흘러갔다. 그는 불평을 늘어놓았다. “왜 항상 우리의 선택은, 그나마 덜 나쁜 사람을 뽑는 것에 그쳐야 하는 거죠?” 순간, 그보다 며칠 더 앞서 들었던 비슷한 이야기가 떠올랐다. 택시를 타고 이동하던 중에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시청자의 사연이었다. “대통령 후보라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도토리 키 재기 하는 것 같아요”. 정확한 인용인지는 기억할 수 없으나, 그들은 정치에 있어 그들의 선택이 차악에 머무르고 있음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었다. 양쪽 모두 푸념에 불과했기 때문에 굳이 답을 하지는 않았(거나 할 수 없었)으나, 답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건 당신이 대통령을 선택하고자 하지만, 그 후보를 선택하는 .. 더보기
탄핵 이후 개헌 논의의 문제점 지난 주 금요일, 헌법재판소에서 대통령의 파면을 선고했다.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안 가결로부터 헌재의 결정이 나오기까지 약 3달간, 뉴스에 끊임없이 등장한 단어 중 하나가 바로 '개헌'이다. 대통령이 헌법에 위배되는 행위를 했다고 하여 심판 중인데, 그 와중에 정치인들은 헌법을 고치자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심지어 JTBC가 최순실의 태블릿PC를 보도한 당일에도 대통령은 국회를 방문해 개헌 카드를 꺼내들었다. 정작 투표의 당사자가 될 국민들에게는 논의의 대상이 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누군가는 끊임없이 개헌으로 주의를 환기시키고자 했다.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개헌 논의가 수면 위로 올라오기 시작한 것은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이 지금은 모두에게서 잊혀진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을 영입하고자 애쓰던 .. 더보기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 그 이후. 박원순 범야권 단일후보가 지난 26일 서울시장에 당선되었다. 유난히도 요란스러웠던 재·보궐 선거다. 시민 뿐 아니라 전 국민이 관심을 쏟았다. 투표율로 따지자면 역대 재·보궐 선거들중 2위를 기록했다고 한다. 이렇게 폭풍처럼 몰아친 관심은, 과연 어디서 생겨난 것일까? 첫째로, 그리고 당연하게도 수도 서울의 자치단체장을 선출하는 선거라는 점이 가장 컸지만 이에 더해, 오세훈 전 시장이 이미 시끄럽게 판을 벌려놓은 상태였고, 마지막으로,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으로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지난 28일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장 직은 사임했다) 안철수가 몰고 왔던 바람의 여파가 컸다. 그 진원지가 어찌 됐든 간에, 관심이 가장 집중되어야 할 부분은 따로 있다. 바로 박원순의 당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제 1 야당..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