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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가 허락한 페미니스트 '오빠가 허락한 페미니즘' 이라는 말이 화두다.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최근 몇 년간 메갈리아/워마드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페미니즘이라는 우산 아래 자국남성혐오, 혹은 여성우월주의 운동이 펼쳐져 왔다. 이른바 '미러링'이라는 명분으로, 일베 사이트에서 벌어지는 여성혐오를 남성에게 되돌려준다는 개념이다. 그러자, 당연하게도, 그건 올바른 페미니즘이 아니라는 지적이 있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항하며 자신들이 원하는 방식의 페미니즘 운동을 하겠다는, 즉 "'오빠가 허락한 페미니즘'은 필요 없다"며 비꼬아 말하는 표현이다. 남성혐오와 여성우월의 노선은 '-주의', '-운동'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기 민망한 수준으로, 그들의 생각이나 행동은 비판 또는 반박할 가치조차 가지지 못한다. 나 또한 굳이 시간과 노력을 들여.. 더보기
2017년 9월 10일, 명필름 아트센터 어렸을 때에는 아버지를 따라서 영화를 보러 다녔다. 그 시절에는 대형 멀티플렉스가 없었다. 신문에서 상영시간표를 보고 현장에 찾아가 표를 구매했다. 간혹 전화를 걸어 예매를 하기도 했다. 지금처럼 스마트폰으로 티켓을 보여주고 입장 확인을 한다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 시절 이후 처음으로 독립상영관을 찾았다. 봉준호 감독의 《옥자》를 보기 위해. (영화를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이 그러했다.) 물론 불편했다. 많은 독립상영관들이 인터넷 예매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않았다. 서울 시내 영화관의 스크린과 영사기, 사운드는 점점 커지고, 선명해지고, 입체적으로 진화해가는데, 독립영화관은 그렇지 않은 듯 했다. 그나마 가장 좋은 환경을 찾겠다며, 《옥자》 상영관 중 유일하게 Digital 4K와 Dolby .. 더보기
꼰대, 성 담론, 혐오 발언 그리고 오랜만에 대학 인터넷 커뮤니티에 접속해 보았다. 하루에 글이 다섯 개 쯤 올라오고 있다. 내가 재학생이던 시절에는 하루에도 글이 몇 페이지씩 넘어갔었다. 한 페이지에 20개의 글을 표시하니까, 족히 100개씩은 올라왔었나 보다. 그 땐 나도 하루에 몇 번씩 접속해서 뭐 재미있는 거 놓치지 않았는지 열심히 살피곤 했었다. 게시판은 사적인 고민 상담부터 정치·사회에 관한 내용까지, 다루지 않는 영역이 없었다. 대학 커뮤니티 답게 전공과 진로, 교수님과 학과목에 대한 이야기는 끊이지 않았다. 또한 '공론의 장'으로서 선거철이면 유난히 시끄러운 곳이기도 했다. 대선이나 총선은 물론이고 총학생회 선거 시즌에도 유난스럽긴 마찬가지였다. 시험기간에는 활동을 더 열심히 했던 것 같다. 공부는 하기 싫고, 대놓고 놀기에.. 더보기